신계륜 전 의원의 저서 <희망의 지도>의 출판을 기념하는 북토크가 저자의 진행으로 11월 9일 (목) 오후 5시 30분부터 8시까지 고대교우회관에서 700여명이 다녀간 가운데 성대하게 열렸다.
신계륜의 정치 에세이인 <희망의 지도>는 1부 ‘기억의 순간들’, 2부 ‘나의 어머니, 우리의 어머니’, 3부 ‘걸어서평화만들기’, 4부 ‘다시 다리가 되어’로 구성되어 있다. 신계륜 전 의원이 그 동안 틈틈이 써서 홈페이지 등에 올린 글 중에서 선택하여 정리한 것도 있고, 일부는 새로 작성한 글도 있다.
제1부 ‘기억의 순간들'에서는 신계륜 전 의원의 정치시작 동기, 김대중 대통령과의 인연,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의 후보단일화 과정과 비화, 80년 광주항쟁의 기억, 김근태 의원과의 추억,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 이른바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사건, 2015년 재판의 시련, 촛불시위 그리고 세대문제에 대한 의견 등 그 동안의 자신의 경험과 견해을 싣고 있다.
제2부 ‘나의 어머니, 우리의 어머니’에서는 코로나 대유행 속에 2022년 9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몇 년 간 어머니를 간호했던 신계륜 전 의원의 기록과 당시 코로나로 인한 통제 속에서 고독과 죽음의 위기에 빠진 병약한 노인들의 처지와 형편에 대해 섬세하게 기록되어 있어 감동을 주고 있다.
제3부 ‘걸어서평화만들기’에서는 2008년에 시작된 걸어서평화만들의 동기와 진행, 걸어서평화만들기 이전에 7번의 집단적 금강산 참관을 한 ‘아름다운 동행, 신계륜과 함께 하는 사람들(신사)’의 기록 등을 담고 있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걸어서평화만들기는 지금까지 총 232일간 2,550,47km를 걸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제4부 ‘다시 다리가 되어’에서는 신계륜 전 의원이 그 동안 하려고 했으나 이루지 못한 일에 대한 기록을 담고 있다. 신계륜 전 의원이 일관되게 국정의 제 1과제로 삼고 있던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과제, 민주당 사회적경제위원장으로서 강력 추진한 사회적경제에 대한 과제, 그리고 민주당의 인재충원 구조의 개선과 민주당 정치학교 개설 등의 과제를 담고 있다.
이날 행사는 5시 30분부터 6시 30분까지 저자 사인회를 진행하였으나 사인을 받으려는 참석자들이 길게 줄을 서는 바람에 6시 30분부터 7시 30분까지 진행 예정이었던 본 행사가 30분 정도 늦어져서 8시경이 되어서야 행사를 모두 마칠 수 있었다.
본 행사에서 권노갑 민주당 상임고문은 신계륜 전 의원과의 대담에서 “신계륜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철학과 정신을 가장 잘 알고있고 실천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말하고, "앞으로 나라를 이끄는 큰 지도자가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당부의 말을 건넸다. 이어 "지금 민주당은 말로만 김대중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겠다고 한다."며 지적하고, 과거를 회상하며 "과거 민주당이 구파, 신파 싸움을 하다가 5.16으로 파탄났다. 그 이후 민주당은 사라졌다가 1987년 김대중 대통령이 평민당을 창당하면서 발전을 거듭해 김대중 대통령은 물론 이후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이 이루어졌다."고 말하면서 "최근을 보면 다시 민주당이 노빠, 문빠, 이제는 친명, 비명으로 나뉘어져 난리인데 참으로 걱정이 된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어 권노갑 민주당 상임고문은 "다시 하나가 되어야 하며 의회민주주의를 살려야 한다."고 말하며 대담을 마무리지었다.
이어진 오상호 전 청와대 의전 비서관과의 대담에서 오상호 전 비서관은 “책의 제목 희망의 지도를 보고 '자'자가 빠진 오타가 아닌가 생각했다."고 언급하며, "희망의 지도가가 되어야 한다."고 말을 건넸다. 신계륜 전 의원이 "노무현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과 인사특보를 하면서 오상호, 김성환, 김영배, 김경수 등의 인물을 청와대에서 일하도록 추천했는데 나중에 오상호 비서관만 제외하고 다른 분들은 모두 국회이원이 되거나 지사가 되어서 내가 오상호 비서관에게 미안하게 되었다."고 말하자 오상호 전 비서관은 "그 일은 신의원님과 상관없는 일로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하며, "신 의원님은 임기중 대통령님을 만난 횟수가 몇 번 안된다고 했지만 기록을 살펴보니 11번이었는데, 대통령 임기말에 대통령께서 '신세를 지고도 못 갚은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 신계륜 의원이다'라는 말을 여러번 하는 것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은 특시 신계륜 의원실 출신들이 일을 아주 잘한다고 말한 적인 있다."라고 이야기하며 "일 잘하는 신계륜 의원실이 청와대를 다 접수했네라고 웃으면서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추억을 전하기도 하였다. 오상호 전 비서관은 현재 경기도 화성 동탄에서 국회의원 출마를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본 행사에서 신계륜 전 의원은 2006~7년경 걸어서평화만들기의 전신인 ‘아름다운 동행, 신계륜과 함께하는 사람’들이 7차례 금강산을 방문했던 일화를 이야기했다. 그리고 얼마 전 성북구 목우산악회와 함께 산행을 했을 때 정규헌 회원이 건네주었다는 노란 손수건을 꺼내들었다, 신계륜 전 의원은 “이 손수건은 지난 2007년 신계륜과 함께 하는 사람들이 금강산 갔을 때 제작한 것으로 지금은 거의 남아있지 않는 것인데 정규헌 회원이 그때 받은 이 손수건을 곱게도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다가 목우 산악회에서 나를 만나자 나에게 건네준 소중한 손수건”이라고 설명하고 정규헌 회원을 무대로 불러 소개했다. 이어 신계륜 전 의원은 “여러분 모두 금강산 가는 길이 하루 빨리 열렸으면 좋겠지요?”라고 묻고, “금강산 찾아가자 일만 이천봉 노래를 한번 불러볼까요?”라고 제안해서 모두 이 노래를 제창하기도 했다.
세 번째 대담에 출연한 강남세브란스 병원 장항석 교수는 의사로서 역사에 대한 지식과 인문학적 상상력이 특출하고 지금까지 총 4권의 책을 저술했다는 신계륜 전 의원의 소개에 대해 "외과의사로서 무식하다는 이야기를 듣기 싫어서 책을 쓰게 되었는지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장항석 교수는 코로나에 대한 대처방으로 "모든 생명이 약화되면 다른 길을 찾듯이 결국 바이러스도 생존의 법칙에 따르며 스스로 길을 찾는다."고 말하면서 "신계륜 전 의원의 책 서문에 '다툼과 통합은 하나다. 하나의 길에 있다.'는 말에 동감한다."는 의견을 전하기도 하였다. 이어 신계륜 전 의원의 저서에서 어머니에 대한 글을 가장 감동적으로 읽었다고 밝히며 "역시 의사였던 35년생 부친(장임수)이 올 8월에 세상을 떠나셨는데, 제가 여러가지로 움직이는 것을 보시고 '항석아 이제 그만해'라고 하신 말씀이 너무 가슴을 저리게 했다."고 언급하며 "신계륜 의원을 처음 만났을 때 '한라에서 백두까지, 걸어서평화만들기' 이야기를 듣고 이북이 고향인 저도 크게 공감이 갔다."고 말했다.
마지막 대담에 참여한 김성회씨는 신계륜 전 의원이 “예정된 방송(CBS 박재홍의 한판승부)을 포기하고 오늘 이 자리에 참석했는지"라고 묻자 "방송 펑크를 내고 오늘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해 참석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김성회씨가 "저는 신계륜 의원의 보좌관으로 정치를 시작하고 배웠다. 지금 경기도 고양시에서 출마를 준비중인데 쉽지 않다."고 말하자 신계륜 전 의원은 "여론조사에서는 좋게 나오고 있던데요."라고 말하며 격려를 하기도 하였다.
신계륜 전 의원이 "한반도평화를 이루는 과제에 대해 윤석열 정부가 뒷걸음 치는데도 기존 정치권이 외면하고 있는데, 이 과제는 우리세대가 해결하고 가야 할 과제가 아니냐?"라고 묻자 김성회씨는 "윤석열 정부가 반 평화통일 정책을 펴는데도 이를 바라만 볼 뿐 아무 대응없이 지나가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며, 제가 이런 문제를 말하려고 하면 먹고사는 문제가 우선이라고 해서 그런 말을 할 때마다 스스로 제가 벌써 꼰대가 된 느낌을 가질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저는 신계륜 국회환경노동위원장을 모시던 시절 보좌관으로 일하며 신계륜 선배님이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안을 마련하기 위해 열정적으로 뛰는 모습을 직접 보았다."고 말하며 "상대당의 유승민 의원 등과 협의하여 어렵게 성안된 사회적경제기본법이 아직도 통과되지 않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며 의견을 전했다. 이에 신계륜 전 의원은 "저는 사회적경제를 대한민국 경제를 정의롭게 이끄는데 아주 중요한 일로 보고 최초로 민주당 내에 연구모임을 만들었고, 나중에는 당내 공식 기구로 사회적경제위원회를 만들어 활동했는데 지금 민주당 사회적경제위원회가 무엇을 하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김성회씨와의 대담에서 신계륜 전 의원은 당의 인재충원 대해 언급했다. “당내 세대별 의원수를 한번 살펴보면 20대, 30대 국회의원이 불과 3명, 70대 이상 국회의원이 불과 4명인 민주당의 구조로는 결혼 기피와 출산 기피에 빠진 젊은 층을 올바로 이해할 수 없으며,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노년층을 올바로 이해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당의 인재충원 구조가 전근대적이라고 문제를 제기하며 “기준과 원칙없이 연줄과 전근대적인 가치관에 의해 결정되고 있어 이런 상태로는 젊은이들을 도저히 이해시킬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계륜 전 의원은 "당이 현대정당으로 나아가는 첫 걸음은 규격화된 정치학교를 만들어서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하며, 당에 보석이 들어와도 당에 보석을 보는 눈이 없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고, 당 밖에 보석이 있어도 길러지고 기회를 주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듯이 당 안팎의 보석들이 정치학교를 중심으로 민주당의 인재집단을 형성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들이 당직자, 의원 비서진, 각급 선거의 후보 등에 주류인재로 등용 될 때, 민주당은 낡은 계파정치에서 벗어나 비로소 현대정당으로 나아가는 첫 걸음을 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이제 하늘에서 보석이 떨어지는 것을 기대하는 것과 같은 검증없는 외부인사 영입의 시대는 지나갔다."고 단언했다.
끝으로 신계륜 전 의원이 "저는 이것 하나만 마치고 당을 떠나도 여한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자 김성회씨는 "과거 신계륜 의원실이 국회의원 교육기관 이었고, 학교였다. 출마가 필요한 분은 설득해서 출마시키고 훈련이 좀 혹독하긴 했지만, 훈련이 필요한 분은 보좌관으로 훈련시켜 선출직에 내보내는 등 혼자 고군분투 하신 것 같다. 이제 이런 일들을 당 차원에서 하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본 행사는 과거 신계륜 전 의원이 즐겨 부르던 ‘사노라면’을 합창하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마지막 인사에서 신계륜 전 의원은 “나는 아직 할 일이 남아있어 그 일을 마무리하려 하며, 그 일을 위해서는 무슨 역할이든 하겠다.”고 말하여 늦은 시간까지 저녁을 거르며 자리를 지키고 있던 350여 참석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이날 행사가 끝나고 신계륜 전 의원은 출판기념회 축하의 의미로 경찰공무원노동조합 소속 참석자들로부터 포돌이, 포순이 인형을 선물로 받았으며, 신계륜 전 의원의 오랜 동료인 조주현 작가로부터 미래의 염원을 담은 작품 '총화'를 받아 행사장 입구에 전시하여 참석자들에게 선보이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