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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12-21 18:27
​​밀지도 밀리지도 않고...
 글쓴이 : master
조회 : 3,252  

밀지도 밀리지도 않고...

 

내일은 오래 끌어오던 나에 대한 재판의 선고가 있는 날이다. 검사는 나에게 입법로비라는 죄목으로 무려 징역 7년을 구형했으니 심각한 일이지만 오늘 내 마음은 평온하다. 단지 나를 걱정하는 사람들 때문에 내가 다소 우울할 뿐이다. 어떤 여성 지지자는 울기도 하고 어떤 지지자는 기도한다고 하지만 나는 울지도 기도하지도 않는다. 김용택 시인이 언젠가 나에게 조언했듯이 밀지도 밀리지도 않고 농부가 농사를 짓듯이 그렇게 임했을 뿐이다.
 
오늘은 배드민턴도 생략하고 아침 6km를 천천히 뛰고 사람들과 아주 밝은 인사를 나누고 나서 내 단골 가게에 들려 어머니가 좋아하는 사골을 사고 김치찌개에 넣을 돼지고기 등을 사서 어머님 집으로 갔다. 아버님 돌아가신 뒤로 내가 모시다가 아무래도 어머니만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서 내 집 가까이 비싸지 않은 방을 세 얻어 마련해드렸다.  89세의 어머니는 나름 할머니들과 어울리며 지역 여론을 나에게 전달해주는 참모의 역할도 하지만, 그것보다도 어머니의 건강하심에 나는 너무 감사 감사할 뿐이다.
 
내일 재판이라는 이야기도 하지 않았는데 뜻밖에도 ‘낼 10시 반이냐’고 묻는다.  그리고 김치찌개를 내놓고 약간의 현미와 보리 그리고 콩으로 지은 밥을 내놓으신다. 그런 어머니를 보니 시름 하나가 내 머리를 맴돈다. 그런 나의 시름을 눈치채셨는지 집을 나서는데 어머니는 책자(의정보고서)를 더 놓고 가라신다. 전에 드린 20부 정도를 이웃들과 다 나누었으니 더 달라고 하신 것 같다. 
 
그렇다 내 아들 둘을 키우고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이곳 성북은 나에게 나의 모든 것을 안아주고 감싸주는 고향의 영토가 되었다. 나에게 영광도 주고 시련도 주지만 이곳 성북이 내 고향의 영토가 되어버린 것은 성북의 거리 곳곳에 스며들어 지금껏 이어지고 있는 수천만의 추억 때문이고 이곳 성북 사람들과 아스라하게 먼 옛날부터 나누었던 천일야화 같은 이야기 때문이다. 

정치가 엉망이 되고 권력투쟁에만 전문적으로 길들여진 정치인들과 정당을 만들어가는 최근 나는 그 난장판을 그냥 바라보기만 했다. 꿈은 늘 꾸었지만 한 번도 이를 이룰 수 없게 된 나의 운명이 지독히 불운했기 때문이겠지만, 어떤 때는 참느라고 무진 애를 쓰기도 한다. 시장에 상장도 못하고 망한 회사처럼 되지 않을까 또는 물속에 있다가 한 번도 수면위로 나와보지 못한 죽어버린 물고기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내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어지는 절망을 보게 될까 봐 그것이 참으로 두렵다.
이제 성북에 포근한 어둠이 깊어지고, 버스를 타고 고향에 내려 어머니가 지어준 따뜻한 밥을 먹고 어머니가 담아놓은 포도주를 몇 잔 먹고 어머니가 만들어준 두툼한 솜이불을 덮고 더없이 포근한 잠자리에 들었던 것처럼, 오늘 나는 어머니 곁에서 행복해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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