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마지막 일요일
2016년 5월의 마지막 일요일 5월 29일은 19대 국회가 끝나는 날이다. 나는 96년부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부지런히 찾았던 성북체육관으로 여느 때처럼 아침 일찍 나가 배드민턴을 3게임 하고 3연패를 한 후 30명 가까운 체육관 식구들과 함께 동네 작은 식당인 우렁집이라는 곳으로 이동하여 식사를 했다.
떠들썩한 분위기 속에서 한 식구가 19대 국회의 마지막날이라는 의미에서 나에게 건배사를 권했다. 다소 당황해하면서도 일어나 “20년 넘게 애환을 함께 달래온 우리 식구들에게 이제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 것을 정말 기쁘게 생각합니다”라고 건배사를 했고 우리 식구들은 우렁차게 ‘위하여’를 제창해주었다.
그리고 또 다른 식구 하나가 재빨리 나가 케익을 하나 사오고 그 위에 촛불을 하나 밝혔다.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온 원년이란 뜻일까. 함께 박수를 치며 그 원년을 축하해주었다.
그리고 또 다른 식구 하나가 식당 안에 걸려진 2016년 달력에서 5월의 달력 한 장을 조용히 뜯어냈고 참석자들은 그 뒷면에 나에게 주는 한마디씩을 적기 시작했다. <한 겜 부탁합니다> <신오빠 영원한 펜입니당> <성북을 반드시 지켜주세여> <늘 바라보고 응원하고 있습니다 강건하시기를> <4년 후를 위해 건강> <사랑합니다 우리의 젊은 오빠> <인생이 막 시작이요 더욱더 친근한 형이 되주십시오> 등등의 글들이 찢겨진 5월의 달력 뒷장을 채워가는 것을 나는 조용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또 다른 식구 하나는 대금과 소금을 연주하여 우리들의 작은 잔치에 음악을 선사해주기도 했다.
2016년 5월의 마지막 일요일 아침을 나는 그렇게 맞았다. 그리고 나는 이 즉흥적이고 꾸밈없는 축하를 마음속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내 마음속에서 속삭이는 나의 음성을 들었다.
“5월은 내 안에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