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속의 총선 전쟁을 끝내며
『상당히 오랫동안 내 마음 속에 전쟁과 같은 갈등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나는 총선 불출마라는 결정을 요란스럽지 않게 조용히 내린다.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권유했던 분들에게는 1석의 승리보다는 '전체 야권의 승리'를 위하여 이해해주기 바란다고 말해야겠다.
그동안 성북구을 지역에 출마를 고려했지만 내가 출마 의지를 보이자 말도 꺼내지 못하고 다른 지역으로 옮겨간 몇몇 비례대표 국회의원들에게는 정말 미안하다. 김종인 대표는 내가 출마하지 않을 경우 그 대안으로 나의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했고, 나는 그 대안으로 두 사람의 후보를 찾아 열심히도 설득했지만, 두 사람 모두 손사래를 치는 바람에 나는 내가 추천하는 후보도 내지 못했다. 그렇게 공천은 지나갔다.
나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당황해하고 어쩔 줄 몰라하며 좌절의 바다에 빠져있는 것 같아 마음이 너무 아프다. "다시는 우리 눈에 눈물이 흐르게 하지 말아주세요."라고 흐느끼던 여성당원의 눈에 또다시 눈물이 흐르는 것을 본다. 사랑하는 것과 미워하는 것이 똑같은 것임을 새로 배우기도 한다.
1992년, 1996년, 2000년, 2004년, 2008년, 2012년..... 6번 연속 나는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성북구에서 출마했다. 나의 일상이 되어버린 총선에서의 규칙적인 일과가 지금은 정지되었다. 내가 어지러운 잠자리에서 새벽에 일어나 무심코 선거운동 하러 나가려는 자신을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라는 것처럼 지난 25년간 충성스런 총선 동지들의 가슴에 피어오를 좌절과 분노의 심정에 대해 내가 어떻게 설명할 길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