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입춘대길
요즘 내가 성북구을 출마와 관련하여, 또는 컷 오프 관련하여 언론에 자주 거론되고 이런저런 입담들이 주변에서 오가다 보니 신경 쓸 일이 많아, 안그래도 재판관계로 노심초사했을 어머니를 오랫동안 찾아뵙지 못했다. 오늘 나는 아침 일찍 운동 나가는 대신에 나의 집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의 어머니집을 찾았다. 상당히 오랜만에 찾은 어머니 집 대문에 낯선 ‘入春大吉’이라고 큼지막하게 적힌 하얀 종이가 노란 테이프로 칭칭 감겨 아주 단단히 붙어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마루 한 켠에 예비후보자 신계륜의 명함이 가지런히 놓여 있고 그 옆에 벌써 아침을 드셨는지 밥그릇과 된장국이 나란히 서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밥 먹었냐”
“이번에는 출마를 못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 교통사고로 다친 다리 때문에 절면서 방안을 서성대던 어머니는 나에게 다시 말했다.
“4년은 긴 세월이다”
“네, 어머니”
베란다에는 6개의 화분들이 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그중에서 제일 크고 꽃이 피어 싱싱한 화분이 ‘계륜이 것“이라고 늘 말씀하셨는데, 3남 3녀의 화분들이 오순도순 단정하게 모여 있는 풍경을 보자, 다소 울컥하는 느낌이 갑자기 노도처럼 내 가슴에 엄습해 와, 이 당황스런 느낌을 피하려고 시선을 돌리는 순간, 나의 귀에 어머니의 중얼거림이 조용하나 분명하게 다시 들려왔다.
“너도 이제 적은 나이가 아닌데...”
서둘러 어머니집을 나서면서 다시 바라본 대문 위에 옛날 데모하던 시절의 벽보처럼 어색하지만 단단하게 붙어있는, 서울 성북구 어머니의 입춘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