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 스티븐 호킹스는 우주에는 1000억 개의 은하계가 있고, 1개의 은하계에 1000억 개의 별들이 있다고 했다. 그들은 각기 다른 성질을 가지고 크기도 다르고 온도도 다르며 하나 하나가 움직이는 궤도도 각기 다르지만 하나의 우주를 형성하고 있다고 했다.
2016년 11월 12일 광화문을 중심으로 나는 100만 개의 별을 보았다. 나이,직업,성별은 물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규탄의 정도도 달랐지만, 그 별들은 일정한 궤도를 따라 독자적으로 움직이면서도 놀랍게도 하나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었다. 물론 혜성처럼 움직이는 별들도 없지는 않았지만 그것들마저도 일정한 법칙에는 따르고 있었다.
나와 함께 한 사람들은 물론 민주당을 포함하여 어느 집단도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는 하나의 점에 불과했다. 누구도 지배하지 못하면서 누구도 지배받지 않는, 밀지도 밀리지도 않는, 독자이면서도 전체적으로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이 흐름의 존재는 마치 우주의 법칙을 보는 듯했다.
그것은 과학이고 그것은 질서와 균형의 민주주의 그 자체였다.
1980년 서울의 봄은 학생들의 전쟁이었고, 1987년 6월항쟁은 학생과 시민의 전쟁이었다. 적개심이 불타서 밀고 밀리고 쫒고 쫒기는 진영간의 전쟁이었다. 그것은 지금 우주에 존재하는 질서와 균형과는 거리가 있었으며 우주 탄생에 버금가는 대폭발이었는지 모르겠다.
이미 우리나라는 전쟁같은 폭력과 속임수로 반대파를 억압하고 민주주의를 위장해도 민주주의라는 질서를 어지럽힐 수 없는 나라가 되었다. 그것은 반과학이고 반민주인 것을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밤 하늘에 빛나는 별들을 보라.
정해진 시간에 어김없이 그 자리에 나타나 불안한 우주의 불확실성에 매번 종지부를 찍으며, 질서와 균형과 상호의존성의 놀라운 법칙을 늘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지배도 굴욕도 없으며 서로 이끌고 배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가르치고 있지 않은가. 우주의 기본법칙을 깨는 별이 있으면 사멸할 것이고 빛을 잃을 것이며 우주의 기본법칙을 따르는 행성이 있으면 스스로 빛나는 별이 될 것이다.
2016년 11월 12일 광화문을 중심으로 100만 개의 별들은 우리나라를 과학의 나라, 민주주의의 나라, 국민의 나라로 만드는 지주가 되어 앞으로도 영원히 빛나는 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