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대통령 후보 이래 민주의 성지 호남은 대통령선거에서 분열되지 않았다.
1980년 5월 항쟁을 거치면서 민주라는 이름으로 단결한 호남은 종복좌파라는 이념공세에도 호남 포위의 비열한 지역분열주의 책동에도 굴하지 않고 민주의 본령을 완강히 지켜왔다. 더구나 이번 대통령선거는 지난 두 번의 대통령선거에서 호남의 압도적인 지지에도 불구하고 패배한 선거(호남인들은 바보가 된 느낌이라고 표현했다)에 마침표를 찍고 박근혜대통령 파면이라는 국민적 요청에 대답하는 중대한 선거이므로 호남은 분열되지 않고 단결할 것이다.
지난해 총선 전에 나는 호남이 분열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 했다. 그리고 호남은 민주당을 선택하지 않고 국민의 당을 선택하여 단결했다. 그것은 안철수 후보를 지지해서가 아니라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에 대해 반성하지 않으면 지지를 철회할 수 있다는 엄중한 경고이자 회초리였다고 나는 생각한다.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는 그 회초리를 달게 받았다. 나는 당내경선이 끝나자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며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열세였던 순천,보성,고흥, 광주,완도,함평 등지를 1차로 돌며 나의 방식으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활동을 했다.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호남은 이제 온전한 정권교체를 위해 점차 선택의 폭을 좁히며 단결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아마도 이 흐름은 단호하고 정당하며 호남의 국회의원들이 막을 수 없는 것이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것은 문재인 후보를 좋아하지 않는 유권자들이라고 하더라도 정권교체를 위해 기꺼이 문재인 후보를 찍을 준비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호남은 지역의 대표를 뽑는 국회의원 선거와 나라 전체의 대표를 뽑는 대통령선거는 그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노무현후보와 문재인후보에게 압도적 몰표를 주었던 호남의 애환은 그러나 여전히 남아있다. 그러나 그 애환도 시름도 노무현후보나 문재인후보가 만든 것이 아니라 나를 포함한 호남 출신 정치인들이 만든 것이다. 지도자는 누가 키워주는 나무가 아니라 야생에서 스스로 생존하며 성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호남은 이번 대선에서 분열하지 않고 단결할 것이다. 그리고 호남의 정치인들은 그 속에서 배우고 저항하며 가장 가혹하게 스스로를 단련시켜나가야 다음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