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어머니는 대지이고 우주이다.
90세의 나의 어머니는 뇌출혈과 2번의 수술 끝에 재기에 성공했고, 당신의 주관으로 일상을 살아가시게 되었다. 이전으로의 재활은 불가능하리라는 의사의 의견이 틀렸음을 스스로 입증했다. 오로지 자신의 노력으로 집안에서의 일상을 되찾은 어머니는 이제 집에서 500m이상 떨어진 노인복지관을 걸어서 찾아갈 뿐만 아니라, 입원하기 전 옛 친구들과 반갑게 인사하고, 러닝머신 위에 스스로 올라가 10분정도를 천천히 걸으실 수 있도록 되었으니 말이다. 담당자는 어머니가 넘어질 우려가 있으므로 러닝머신만은 삼갔으면 한다는 말을 반복해서 했지만, 어머니는 반복해서 일언지하에 거절했고, 나는 그 담당자에게 ‘어머니가 사고가 나면 그것은 내 책임이다’라고 잘라 말하며, 어머니의 편을 들은 지 이미 오래다.
오늘 따뜻한 봄 햇살 아래 마당에 나와 의자에 앉아 상념에 잠겨있던 어머니는 나를 보더니 ‘니가 지금 대통령선거운동 해야지 어째서 여기를 왔냐’고 힐난하신다. 내가 ‘그냥 갈까요’하니 ‘기왕 왔으니 밥 먹고 가라’고 하시며 곧바로 대문을 열고 앞장서신다.
당뇨병이 있는 어머니는 어느새 근처의 횟집을 겸한 메밀국수집으로 안내했는데 눈치를 보니 이미 어머니는 여러 번 찾아왔는지 주인과 어머니의 눈인사가 보통이 아니다. 초밥과 메밀국수셋트가 1만원인데 어머니가 돈을 계산하겠다고 하는데도 내가 계산을 하고 나오는 것에 화가 나셨는지, 돌아오는 길에서 드디어 다시 한번 나에게 꾸지람을 하신다.
“저 사람이 너에게 인사하지 않냐”
뒤 돌아보니 인부아저씨 한분이 길가에 걸터앉아 나를 보고 다시 반갑게 인사하고 있었다. 나는 어머니 손을 놓고 황급히 뒤돌아가 ‘아 제가 연로하신 어머님께 신경쓰느라고 인사하는 것을 못보았습니다’라고 인사한 후 악수를 하고 다시 어머니 곁으로 왔는데 어머니 말씀이 더욱 한걸음 나가신다.
“사람이 그러면 못써”
“네, 어머니”
이제 어머니는 반년간의 사투 끝에 스스로의 힘과 의지로 거의 입원 이전의 정상으로 돌아왔다. 아직도 가끔 새벽 잠자리가 현실과 혼동되어 ‘어제 저녁에 우리 집 앞에서 막내가 울고 있더라’는 말을 하곤 하지만, 이내 꿈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이 글이 큰 고비를 넘긴 내 어머니를 위한 마지막 글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어머니 말씀처럼 민주당 대통령 후보 문재인을 위한 나의 작은 노력과 실천을 하나하나 적어나가야겠다.
백의종군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