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은 끝나고 눈앞에 꼭 이겨야할 본선이 남았습니다.
노무현 정부 때 많은 사람들이 정부에 참여했지만 미완의 과제를 남긴 채 노무현 정부가 바뀌는 것을 밖에서 우리는 안타깝게 지켜보았습니다. 그 무렵 남도의 섬으로 바다 낚시를 떠났던 그대와 어린 아들의 여러 장면은 잊혀지지 않아 세월이 흐를수록 오히려 선명해집니다.
이번 경선과정에서 진심을 다해 그대가 선전할 수 있도록 후원하고 도우려 애썼습니다. 문재인 후보에게는 미안한 일이 될지 몰라도 그렇게 하는 것이 당 경선의 성공을 위해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수도권 경선을 하루 앞둔 4월 2일 서울 성북체육관에서 경선의 승패를 떠나 여유롭게 그대와 함께 한 배드민턴 게임은 큰 추억이 되었음을 기록하여 둡니다.
길은 멀고 험합니다.
지금의 운동권 형제들이 제도 정치권의 격렬한 운동 속에서 다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이미 변하여 우리에게 공유해야 할 것이 남아있는지조차 모르겠지만, 어쩐지 그대에게 주어진 소명이 오히려 그것을 찾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려운 시절에 빛나던 동지애는 공천 앞에서 비굴해지고, 진리를 찾아 용기 있게 나서던 우리의 영혼은 자주 침묵하고 자주 주저하면서 국민의 뇌리에서 점차 잊혀져가고 있는 이때, 우선 우리 주변으로부터 우리들을 찾아가는 일이 하나하나 쌓여져 간다면, 우리들의 단점이 점차 작아지고 장점들이 되살아나 안으로부터 연대와 통합의 새로운 기운을 높혀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촛불의 광장에서 참으로 오랜만에 만나 그 동안의 반목과 소원함을 모두 잊어버리고 모든 정파와 세대를 초월해 너무 벅찬 감동으로 다시 거리의 동지가 되었던 것처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