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는 입법로비를 받은 혐의로 나를 수사하고 있다고 밝힌 이후 유무죄의 공방속에서 무려 2년 7개월의 세월이 흘렀다. 이 세월은 나에게 분노와 모욕의 세월이었다. 대통령 선거라는 중대한 시기에 나는 하고 싶은 말도 자제하고 그저 바라보기만 했다.
2017년 3월 30일 서울고등법원은 나의 이 혐의에 대한 사실상 최종 선고를 한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박근혜 전대통령에 대한 구속적부심사도 3월 30일이다. 같은 층의 다른 방, 30분 간격으로 나와 박근혜전대통령에 대한 심판이 시작된다.
심란하고 복잡하다.
묵상...
오래된 미래를 보는 듯하고.
독버섯처럼 자란 김대중 노무현 정부 인사에 대한 사정을 지시했던 사람과
그 사정으로 2년 7개월만에 심판을 받는 사람이,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하던 사람과 블랙리스트에 올라 관리당한 사람이, 같은 날 구속 유무 및 유무죄 여부가 결론난다니...
늘 나에게 봄은 잔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