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1-11-26 12:00
개혁과 조직문제에 대하여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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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신계륜
조회 :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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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과 조직문제에 대하여 - 3
다음으로 화두중의 하나로 '개혁'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만약 15명의 의원이 모여 개혁의 기치를 들었다고 본다면, 개혁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거기에 동참하지 않는 의원들은 '나는 반개혁 세력인가' 하는 잘못된 생각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개혁의 개념 못지 않게 개혁의 기치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개혁이 무엇입니까? 최근의 모습은 개혁에 대한 혼선이 있는 것으로 보이게 합니다. 전에는 혼선이 없었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용어가 세계화(globalization)입니다. 세계화가 개혁의 개념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세계화, 정보화에 반대하면 반개혁 세력으로 되는 것 같은 경향이 있습니다.
세계화의 요점은 무엇입니까? 자본이 제대로 활동해서 이윤을 최대로 내도록 하는 것이 세계화의 요점입니다. 다시 말해, 효율적이냐 하는 기준을 가지고 이윤이 생겼는가 하는 판단을 하는 것입니다. IMF 이후 자본의 논리에 입각한 개혁의 개념이 세계화 논리입니다. 반대의 논리에 서 있거나 그것의 장애물이 되면 개혁의 대상이 됩니다. 우리 정치인들 중에서도 개혁을 이렇게 보는 분들이 상당수 있습니다. 이것이 개혁인가에 대한 문제제기를 제가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보는 개혁은 그렇지 않습니다. 자본의 논리도 중요하고 이윤창출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인간이 가지는 자유, 평등, 인간의 존엄성, 민주주의 등의 보편적인 가치를 추구하는데 장애가 되는 것을 혁파하는 것을 개혁이라고 봅니다. 이 두 가지 개혁의 개념의 차이는 분명히 있습니다. 정리하고 토론을 해서 필요한 것은 교통정리 할 필요가 있습니다. 서로 다른 개념을 가지고 개혁을 이야기하면 개혁의 주체와 추진방법이 다르게 됩니다. 이점을 고민해야 합니다.
WTO가 1995년에 창립되어 세계화가 시작되었습니다. 긍정적인 측면도 있고, 우리도 벗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전일적으로, 획일적으로 이것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 것은 반대합니다. 이것이 낳을 수 있는 인간 소외감이나 인간성 상실이나 인간이 수단으로 전락하는 문제를 놓쳐서는 안됩니다. 오히려 이런 점이 개혁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책에서 우리 현대사회를 20:80의 사회라고 하고 있습니다. 20은 잘 나가는 사람입니다. 세계화의 개념에 맞는, 즉, 경쟁 속에서 살아남는 사람이 20이 되고, 나머지 80은 실업자, 불안정한 직업상태에 있는 사람, 저소득자 들입니다. 과거에는 80에 해당되는 사람들이 사회보장정책에 의해 구제가 되었지만, 지금은 비용이 들어가지만 이윤을 창출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지금은 대폭 약화되었습니다. 20:80 사회라고 하는 것이 정책적 메시지가 있다고 봅니다.
사실 모든 것이 경쟁입니다. 경쟁에서 이기는 사람이 살아남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기업도 세계 최 일류기업이 되어야만 살아남고 있습니다. 그런 사회에서 인간성과 인간의 존엄을 어떻게 규정하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초등학생들이 성적이 나쁘다고 자살하고, 돈 달라고 부모님을 죽이는 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회가 바람직한 사회인가 강한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오히려 세계화가 잘못되면 무한경쟁 시대-강자가 살아남고 약자가 죽는 원시시대-로 돌아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됩니다. 경쟁과 이윤이라는 개념과 더불어 인간의 자유와 평등, 존엄의 사상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하는 것이 개혁 속에 양두마차로 반드시 가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러한 개념으로 개혁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음글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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