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끝나고 걱정들이 늘어난다. 집권한 당의 문제는 이제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고 국민들의 문제가 된다. 얼마 안되는 차이라고 민주당의 후보나 민주당이 별로 반성할 것이 없다고 느껴도 안된다.
윤이상평화재단 사업으로 베를린에 출장 간 것은 어지러운 정국을 피하고 싶은 알량한 나의 속셈이었을까. 나는“코로나의 세계적인 유행의 시기에 특별한 국외 여행의 기회를 놓친다면 불행한 일이어서”라고 말한다.
우리나라는 입국, 출국시 독일보다는 여전히 기분 나쁠 정도로 훨씬 까다로운 절차를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에 당황스러워했다.
그러다가 나는 휴일 대사관 직원의 안내로 한 곳의 묘소를 찾는다. 불과 4년반의 집권 기간에 독일은 물론 전 인류에 불멸의 업적을 쌓은 빌리 브란트 전 서독 총리가 잠들어 있는 숲 속의 국가 묘지 속의 묘소이다.
어느 병사나 시민의 무덤보다 더 크지도 작지도 않고 화려하지도 초라하지도 않고 돋보이거나 가려지지도 않은 그곳에는 다만 누군가가 최근 다녀간 흔적으로 장미꽃 몇 송이만 놓여있었다. 그곳에는 대통령의 묘역도 장군의 묘역도 병사의 묘역도 없이 다만 베를린 시민의 묘소만 있었다.
빌리브란트 수상과 김대중 전 대통령 사이에는 유사점이 많다. 사민당의 동방정책 등 정치노선과 노벨평화상 이외에도 죽을 만큼 기다리는 빌리 브란트의 정치적 인내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알 수 있을까.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은 온전히 이해한 것일까.
지금 북한은 신형 ICBM을 발사하고, 남한은 신형 스텔스 전폭기 F15A를 줄세워서 과시하는 만화 같은 장면을 보면서 우리는 또 다시 봐야 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