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5경기(단식,복식,단식,복식,단식)가 시작된 9월 23일(화) 오후 6시 30분 인천 계양체육관에는 문자 그대로 관중들이 운집했다. 본부석 정면의 중앙에는 붉은 색의 유니폼과 중국 국기를 든 중국 응원단이 집단적으로 자리잡아 계양체육관이 마치 중국인 듯 느껴졌다. 대회조직위는 왜 그 많은 노른자 자리를 중국에게 팔았을까 생각이 들었다.
1경기 단식의 손완호는 중국의 천롱을 맞아 예상을 뒤엎고 첫 세트를 이기더니 둘째 세트에서 진 경기를 투혼을 발휘해서 셋째 세트를 이기는 승리를 만들었다. 이것은 길조였다. 2경기 이용대, 유연성 복식조는 중국의 쉬천, 장난 복식조를 2 대 0으로 이겨 먼저 2승을 기록했다. 이 경기에서 이용대는 넘어진 상태에서 누워서 상대의 공격을 받아내고 점수를 따내 상대 추격의 의지를 완전히 꺾고 관중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3경기 이동근은 중국의 단식 영웅 린단을 맞아 놀라우리만큼 선전을 했지만 2대 0으로 분패했다. 차분한 이동근에게 찬사를 아낌없이 보내고 싶다. 반면 중국의 영웅 린단은 이동근에게 고전하며 이동근에게 건네주어야 할 셔틀콕을 2번이나 멀리 던져 쳐내 관중들의 야유를 받기도 했다. 4경기 김기정, 김사랑 복식조도 자이윈, 푸하이팽 복식조와 접전을 벌였으나 1대2로 패배했다. 마지막 5경기 이현일은 일본전에서도 3 대2로 이기는 공을 세웠듯이 이날도 능숙하고 노련한 경기로 중국의 궈한을 2 대0으로 완파하여 승리를 확정했다.
다섯경기 모두 손에 땀을 쥐게 했으며 드라마틱했다. 왜 이런 경기를 중계하지 않았을까.
경기는 최고였고 관중도 시상식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떠나지 못했지만 조직위의 운영은 좋지 않았다. 에어콘은 수동으로 작동되어 문제를 야기했으며 에어콘 바람이 셔틀콕을 조금씩 날리기도 저지하기도 해서 선수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고 오해도 생겼다. 유정복 시장은 경기를 관람하러 와서 앞으로의 시설 운영 걱정을 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장으로서 나는 경기가 모두 끝난 새벽 2시까지 임원진들과 이런저런 평가를 하고 인천을 떠나면서 정말 기대했던 사람이 부진하고 기대밖의 사람이 선전하는 경기의 이면에 자만과 겸손이 숨겨져 있다고 생각했다